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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저 상황을 어떻게 투자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까?

흥인 2024. 5. 29.

 역대급 엔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10년 간 환율 흐름을 봐도 알 수 있듯이, 현재기준(2024.5.28) 과거 10년의 환율과 비교해도 엔화의 가치가 가장 낮은 상황이다. 일반적이라면 엔저 상황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은 이웃나라의 스쳐 지나가는 뉴스 정도로 받아들였을 것이고, 아니면 엔화 가치가 낮으니 일본 여행 가기 좋은 시기정도로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이런 경제 현상이 발생했을 때 왜 그런지 의문을 가지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그래서 어떤 투자기회를 볼 수 있을지를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엔저현상을 파악하고 어떤 투자기회를 엿볼 수 있을지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엔화 환율 (네어버 제공)

엔화 가치 하락의 원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인상하여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FED 기준금리는 아직 5.5%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일본의 기준금리는 0%에 머물러 미일 양국 금리차가 5.5%로 크게 벌어져 있다. 이는 일본보다 미국에 투자할 경우 훨씬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투자자산이 엔화가 아닌 달러로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한다. 이로 인해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국들 간의 금리 차이가 확대되면서 엔화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입장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면서 일본 엔화의 가치가 더욱 하락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엔화 가치의 향후 전망

엔저로 인해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장점도 있지만, 수입 비용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도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일본정부의 조기 금리 인상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일본은행은 -0.1였던 기준금리를 0%로 상향한 바 있다.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한 것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폭이 크지 않고, 미국의 금리인하가 지체되면서 엔화는 아직 반등하지 못하고 지속하락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엔화의 약세가 미국 달러화의 강세에 의한 요인이 큰 상황이므로 엔화의 가치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가 선행되고, 일본의 금리인상이 구체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엔저를 이용한 투자 방법

1. 일본 주식 투자

 엔저로 인해 일본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수출기업들이 엔화 약세의 수혜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도요타나 워런버핏이 투자한 미츠비시상사 등 5대 상사가 수혜기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엔저현상이 지속된 지 오래되어 엔저 수혜기업들의 주가에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고, 향후 엔화 강세로 전환될 경우 엔저 호황을 누렸던 일본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아닌 해외주식을 개인이 분석하여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주식전문가가 아니라면 일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은 쉽게 권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리스크를 부담하기 싫다면, 닛케이 255 지수 같은 일본에 상장된 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2. 일본에 상장된 미국 ETF 투자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로서 일본 주식 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이럴 경우 ETF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이왕이면 일본에 상장된 미국 ETF에 투자하는 것이 좀 더 안정적인 투자방법이라 생각된다. 엔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환차익을 얻고, 미국 기업 실적 향상에 따른 시세 차익도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ETF 중 인기 종목인 SPY, QQQ, TLT 등은 일본 주식시장에도 상장되어 있다. 단, ETF 투자 시 별도 운용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수수료, 세금 등은 잘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3. 환테크

엔화의 변동성을 이용한 외환 거래를 통해 환차익을 올릴 수 있다. 올해 초 토스증권에서 외환 환전 수수료 무료를 선언하면서, 외환통장 개좌 개설이 100좌를 넘어섰다고 한다. 다양한 목적에서 외환통장을 개설하겠지만, 달러나 엔화 같은 외환의 변동성을 활용한 외환거래 환테크 수요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 증권을 예로 들면, 환전 수수료가 무료이니 향후 엔화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현재 저렴한 엔화를 매수해 놓고, 가치 상승했을 때 매도해 환차익을 볼 수 있다.  다만, 토스증권에서  환테크 투자자들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며 대응하고 있고, 실제 환율과 다른 자체 고시 환율기준을 사용하고 있어, 토스를 이용한 환테크는 투입노력 대비 아웃풋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도 많다. 차라리 증권사에서 환전 수수료 우대를 많이 해주고 있으니, 증권사를 통해 엔화를 구입하는 것이 추후 환차익 또는 ETF 같은 다른 투자처로 쉽게 옮겨 투자할 수 있으니 더 효과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리하며...

 엔저라는 하나의 경제 현상이 국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있다. 일본이라는 경제강국이 쉽게 무너질 리도 없고, 금리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 미국의 상황을 보면 엔화가치는 장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반면, 일본의 2024년 1분기 성장률이 기대보다 훨씬 못 미치고 있고, 아오키법칙(일본내각과 집권당의 지지율 합한 수치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내각이 조만간 와해된다는 일본 정치권의 통설)에 빠져있는 일본 정책당국의 위기 등을 고려하면 엔화의 추가 하락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어 보인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므로 함부로 예단할 수는 없지만 엔저가 장기화되면서 국내에서 엔화예금이 100억 달러에 육박했다고 하니, 엔화상승을 기대하며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도 그만큼 몰리고 있는 반증이 아닌가 생각된다. 앞으로 엔화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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